호주 여성들은 이제 의사나 약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약물낙태를 할 수 있게 된다.
타봇재단(TabbotFoundation)이 약물낙태 전화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낙태를 하고자 하는 여성이 전화로 유선상담을 하면 필요한 약물을 우편으로 발송해 주게 된다. 초음파검사 및 혈액검사 시에만 의사와 대면하면 된다.
호주여성생식건강지원센터(Reproductive Choice Australia)는 이로 인해 부담스러운 낙태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타봇재단의 대변인은 원격의료 또는 전화나 컴퓨터를 이용한 진료가 호주 내에서 점차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물낙태는 환자를 직접 검사하지 않아도 되는 원격진료에 가장 적합한 상황 중 하나”라며 “낙태전문병원을 방문하기 꺼리는 여성들은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수신자부담전화(180******)를 통해 벌크빌링을 해주는 의료진을 소개받아 초음파 및 혈액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의사는 검사결과를 전화상담에 사용할 수 있다. NSW주와 같이 심리적 평가가 요구되는 주는 전화상으로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약물치료가 승인되면 해당 여성은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과 일반적으로 RU486으로 알려져 있는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 예방 항생제(prophylactic antibiotics), 진통제와 항메스꺼움 약물이 들어있는 소포를 우편으로 받게 된다. 모든 비용은 250달러이다.
약물복용 다음 날엔 간호사가 환자상태 확인을 위해 연락한다. 또 환자가 직접 타봇재단이 운영하는 24시간 전화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해당 약물은 전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사용해 온 것이지만, 2010년 한 호주여성이 RU486 복용 후 감염이 유발돼 사망한 적이 있다. 타봇재단 대변인은 배아 및 임신조직이 체내에서 완전히 배출되지 않을 경우 위험이 따를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당시 사망자는 약물복용 후 혈액검사와 같은 추후 진료를 받지 않았다고 밝히고 “우리는 최종결과에 만족할 때까지 환자를 끝까지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여성생식건강지원센터의 제니 이락 회장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은 정부 보조를 받는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의들은 처방하기를 꺼려한다. 몇 곳 되지 않는 비싼 낙태수술 전문병원에서만 주로 처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락 회장은 약물 자체의 가격에 비해 약물낙태 비용은 여전히 비싼 편임을 지적하며 “학생수당이나 실업수당, 장애연금에 의존하고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는 250달러도 큰 액수”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서비스는 임신 63일 미만에 생리출혈이 심하지 않은 여성에게만 제공된다. 복용 시 통증을 수반한 과다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 마리스톱스 의료기관에서 약물을 처방받은 1만3000명 이상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96.5%가 효과적이었으며 과다출혈은 0.1%, 감염이 의심된 경우는 0.2%였다.